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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아이' 범죄비율 5년 새 두 배로

김연주 기자 carol@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0-02 12:03

지난 8월 전남 나주에서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고종석(23)은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했다. 또래들이 학교에서 한창 공부할 때 그는 각종 음란물에 젖어 살다가 결국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2010년 여중생을 납치해 살해한 김길태(35) 역시 고등학교 1학년 입학 후 2개월 만에 그만둔 중퇴생이었다.

고종석·김길태처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학생이 연간 6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가 대검찰청이 매년 내놓는 '18세 미만 소년 범죄자 교육 정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찰에 입건된 전체 소년 범죄자(만 18세 미만) 8만9776명 중 2만1143명(23.5%)이 초·중·고교를 중퇴했거나 상급 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소년들이었다. 이들은 전체 학생 중 1~2%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년 범죄자 4명 중 1명이 중퇴생이다. 2006년 10명 중 1명꼴이었던 것이 5년 만에 배로 늘어났다.

이 중퇴 또는 진학 포기 학생들이 저지른 범죄 중에는 살인(6명), 성폭력(326명), 강도(374명), 방화(30명) 등 흉악 범죄도 적지 않았다.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10대 남녀 청소년(17~19세) 9명이 '험담하고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로 또래 백모(17)양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 6명은 학교를 아예 그만둔 상태였다. 나머지 3명은 학교에서 퇴학당한 학생 등이 주로 다니는 2년제 학교에 소속돼 있었지만 학교에는 거의 나가지 않았다.

이들처럼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아이들은 비행과 범죄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학교에 가지 않으면 또래 문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고 이들과 함께 가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를 하기도 하고, 여자 청소년의 경우 성매매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는 조사도 있다. 시민단체 세계빈곤퇴치회가 지난 5~7월 가출 청소년 423명을 조사한 결과 이 중 36.6%가 돈을 훔치거나 빼앗은 적이 있고, 18.6%는 이성을 성폭행하거나 폭력을 휘두른 경험이 있었다.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 상당수는 '학교 부적응'(고교생 학업 중단자의 43.9%)을 이유로 꼽는다. 이 중에는 자발적으로 검정고시를 치르거나 홈스쿨링(가정에서 배우는 대안교육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가정의 돌봄이 부족한 학생들이 입시 위주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할 수 없이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학교 밖 청소년의 상황은 심각하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정부 차원의 시스템은 사실상 전무(全無)한 상황이다. 이들을 돌봐주는 시설도 부족하다. 예컨대 올해 서울 지역에서 학교를 그만둔 학생은 1만4035명이지만 이들이 갈 수 있는 대안학교, 쉼터 등 대안 시설 정원은 1000명이 채 안 된다.

전문가들은 사전에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윤철경 박사는 "아일랜드는 교육청에 장기 결석하는 학생들을 상담하고 관리하는 장학사가 따로 있을 정도로 학업을 중단하기 전에 관리를 한다"며 "우리나라도 학생이 일주일 이상 결석을 하면 학교의 전문 상담 교사나 교육청 담당자가 직접 학생을 찾아가서 상황을 살피고 상부 기관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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